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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를 보면, 그 캐릭터마다의 감정선을 느낄 수 있어서 저는 슬픈 드라마를 싫어해요,
항상 볼 때마다 가슴 한 구석을 물에 흠뻑젖은 손수건으로 꽉 쥐어짜는 듯한 느낌이 너무 싫어서 항상 스포를 보고 보게 되는게 저의 일상이 되버린 미디어

 

최근에 드라마 '연인'을 보는데 처음으로 그냥 계속 보게 되었어요,
이 둘의 스토리가 한없이 슬플 것이라는 게 피부로부터 느껴지는데도 보고 싶었어요.

 

그러다가 우연히 연인 스토리 중에 남자주인공이 처음으로 여자주인공이 죽을려고 하는 그 찰나의 순간에
진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보는 순간 눈물이 났어요.

 

항상 자태와 무덤덤함을 가득 에워싸며 여자주인공에게 항상 마음을 감췄던 남자주인공이,
여자주인공이 정말 죽는다는 현실에 그녀의 이름을 울부짖으며 달려가는 모습에서 눈물이 나더라구요,
과연... 현실에는 저렇게 한 여자를 끔찍하게 끝까지 사랑해주는 남자가 정말 존재할까

 

저는 사랑을 믿지않아요, 영원히 한 사람만 사랑한다는 말을 믿지 않아요.
결국은 다른 사람에게 눈길을 주게 되고, 결국은 이리저리 마음을 주는 것이 사람이고,
결혼이라는 사회적 약속은 빛좋은 개살구일 뿐이고, 남자든 여자든 살면서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존재하지 않아요.

 

 

그래서 저는 드라마를 보게 되고, 해피엔딩을 보게 되요.
작은 스크린 화면에 보여지는 그 세상의 끝은 한 사람만 사랑하는 남자와 여자가 그려지니깐요.

 

결국은 사랑의 끝은 없는 것 같아요.
사랑한다고 말하고는 익숙하다는 말로 포장하고 무관심으로 끝을 맺어 새로운 사람에게 눈을 돌리는 게 오늘날의 현실적인 생존루트 같이 느껴지더라구요.

 

세상에 태어나고, 학교를 다니고, 취업을 하고,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고, 여생을 마무리한다.
사람이 태어나서 하는 정형적인 90프로가 걷는 인생길.
몇칠동안 계속 생각을 해봤어요, 사랑이라는 감정은 처음에는 달달하고 좋지만 그 끝은 상대의 지루함과 사랑하는 사람이 없는 자리에서는 지겨워하고, 부담스러워하는 것이 정말 드라마에서 말하는 사랑의 끝일까, 아니면 오늘날의 대한민국 사람들의 사랑하는 방식인걸까 하고 말이죠.

 

제가 연인에서 울컥했던 남자주인공의 울부짖음의 장면을 언급했을 때,
어떤 사람은 이런 식으로 대답하더라구요. "현실에서는 남자주인공도 활을 피할려고 도망다녔을걸?"
공감능력도 없고, 매사에 이기주의적인 성격을 지닌 사람으로 매번 대화를 하게되면 쎄하게 와닿는 사람이 있어요.
그 사람과 조금만 이야기를 나눠보면 그 사람의 세계관에 자리잡은 사랑에 대한 정의를 알 수 있더라구요.

사랑이 아니라 가정부를 원하는 사람.
사랑을 받지못해 사랑하는 사람을 품는 법도, 사랑을 전하는 법도 모르는 불쌍한 사람.
매사에 자기 중심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이기에 손에 맺힌 모래처럼 가정과 사랑은 쉽게 무너져버릴거에요.

 

 

인생에 있어 냉철하게 이성적인 판단으로 움직여야할 때가 많지만, 사랑하는 마음과 좋아하는 마음 앞에서는 우린 감정적인 사람으로 움직여야해요.

 

사랑이라는 정의는 여러 의미로 존재할 수 있어요,
가족간의 사랑, 연인간의 사랑, 친구간의 사랑, 사제간의 사랑.

 

저는 모든 사랑의 결과 이별을 모두 겪어보았어요.

 

가족간의 사랑에 있어서 이별의 의미는 보고 싶어서 볼 수가 없고,
그저 작디작은 하찮은 손안에 기록되어 있는 작은 사진들과 영상으로밖에 볼 수 없는 사이가 되는 것이죠.
아직도 가슴 한 구석이 여전히 아물지 못하고 있어요.
가족간의 사랑의 끝으로 있는 이별의 의미를 이미 성인이 되기 전에 다 알게 되버렸어요.
끔찍히 저를 아껴주고 사랑을 아낌없이 주셨던 가족,
같이 커다란 건물을 지어 동생들과 함께 살아가자고 약속했던 동갑내기 가족,
애기때부터 돈의 개념을 알려주고, 사람들 관계와 세상의 교훈을 많이 알려주셨던 가족,

사랑의 결이 다르지만, 그들에게 그리고 오늘날에도 여전히 크나큰 사랑을 받고 있어요.

 

연인간의 사랑에 있어서 이별의 의미는 그저 안보는 사이가 되는 것이죠.
서로 못보면 죽을 것처럼 사랑했다가,
말한마디로 그동안의 사랑의 무게가 제로가 되어버리는 아주 고약하고도 쓴 사이에요.
작은 관심을 끌기 위해 주는 선물들도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무뎌지며 띄엄띄엄 점과 같은 사이가 되어버리죠.

 

친구간의 사랑에 있어서 이별의 의미는 성숙하지 못한 관계로 서로 성숙하게 성장하는 사이 어느덧 연락처도 알 수 없이 멀어진 사이가 되죠.
옛날에는 친구 집전화도 기억했지만 하나둘씩 이사를 가고 떠나면서 왁자지껄했던 옆자리는 비워지고,
서로의 성숙하지못해 다퉜던 일을 사과하지 못한 채 어디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띄엄띄엄 궁금해보는 작은 추억의 위로로 남아버린 사이.

 

사제간의 사랑에 있어서 이별의 의미는 졸업과 동시에 멀어져간 사이가 되는 거에요.
학교 하교 시간에 항상 선생님과 교실에 남아서 놀고 장난도 치고, 공부도 배우고, 다양한 이야기를 들으며 아둥다둥 매 순간이 소중했던 그 순간이 졸업과 동시에, 선생님께서도 다른 학교로 가시면서 서로의 그 시절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있죠.
아직도 선생님께 그 시절 받았던 편지와 선물이 책장에 꽂혀있어 선물 받은 책 속에 적힌 선생님의 글씨체가 그 시절을 그립게 만들어버린 사이.

 

사람들은 언젠가 함께 있다가도 멀어져서 볼 수 없게 될 수도 있고, 영원히 볼 수 없게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저는 매번 사랑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어요.

 

부디, 부디,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한없이 어린 아이처럼 행동해주세요.
당신의 어린아이같은 모습도 한없이 품어주는 사랑하는 사람이 당신의 앞에 있으니, 그 사람이 떠날까 겁내지말고 그 사랑을 부디, 후회없이, 그 사람 주위로 사랑만을 심어주고, 사랑만으로 행복할 수 있다는 세상을 알려주세요.

 

가족도, 친구도, 연인도, 사제도 서로가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줄 수 있으니 마음껏 사랑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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